한동훈, 당대표 출마 선언 후 첫 지방 일정으로 대구 방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당대표 출마 선언 후 첫 지방 일정으로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나경원 의원이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반윤'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이 전체 당원의 40%가 몰려있는 영남 당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전당대회의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구에서의 첫 발언: 보수의 심장에 대한 존중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구 서구 당원 간담회에 참석해 "저는 대구·경북의 애국심과 유연성과 전략적 판단을 존중합니다"라며 "대구경북은 우리 국민의힘, 보수정치가 전국에서 이기는 걸 바라지 않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당의 어려움이 대구경북의 마음과 여론을 잘못 이해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끼리만 뭉치고 단결하는 게 대구경북의 마음인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당이 전국단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외연 확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당의 개혁과 변화를 외치고 있는 자신이 '친윤' 후보들보다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 전 위원장은 "대구경북을 바탕으로 중도·수도권·청년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달서을 당원협의회에서의 발언: 전투력 강조
그는 이어 달서을 당원협의회에 방문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전투력을 내세웠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제가 민주당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나.
다른 사람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으면 전 안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만남 불발
한 전 위원장은 당초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와의 만남을 계획했으나 모두 불발되었습니다.
홍 시장은 공개적으로 거절했으며, 이 지사는 일정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채상병 특검법 제안 관련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텃밭인 영남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의 잇단 비토는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영남권 일각의 민심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원희룡 전 장관과 나경원 의원의 공세
홍 시장은 전날 원 전 장관을 만나 "원 장관이 나와줘서 고맙다"며 사실상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해선 "우리를 망가뜨리고 무너뜨리고 한 애를 들여와서 비대위원장 임명직 한 것까지는 할 수 없다 치자.
그런데 선출직까지 나와서 그걸 뽑아준다면 이 당은 해체해야 한다"며 "우리 당원들이 정신 차려야 한다"고 한 전 위원장을 직격했습니다.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의 공세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 전 위원장과 대통령실과의 불화를 부각하고 있습니다.
원희룡 전 장관의 비판
원 전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이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이재명 어버이당'이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초시계를 작동시켜놓은 것에 말려드는 순진하고 위험한 정치"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 나오려면 최소한 그동안 있었던 당정 갈등,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해소하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되는 것은 본인도 불행해지고 우리가 모두 정말 불행해지는 결과"라고 덧붙였습니다.
나경원 의원의 지적
나 의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어떤 후보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뒤늦게 수습하느라 바쁘고 어떤 후보는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여 팔기에 바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한동훈 대세론'에 대해 "많은 당원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그분들의 생각과 그냥 인기와는 다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영남권 민심의 변화
원희룡캠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동훈 후보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사실상 반윤 후보라는 걸 지방에선 잘 믿지 않다가 이제서야 홍 시장 발언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현장 분위기로 접하고 있다"며 "여당 대표 선거는 대통령이 상수란 점에서 당정 관계를 우려하는 분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지지율 변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국민의힘 TK지역 관계자는 "원 전 장관은 원외라는 제약 요인이 있다"며 "영남에선 나 의원에 대한 지지가 굉장히 높다"고 전했습니다.
한동훈의 자신감
한 전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공세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이날 대구 서구 당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한민국의 상식적인 분들이 그 장면을 어떻게 볼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정 관계의 수평적 재정립이 이번 총선 결과의 의미라며 "그걸 수용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번 대구 방문은 그의 정치적 전략과 입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는 보수의 심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당의 개혁과 변화를 통해 전국적인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제 영남권 당원들의 지지가 그의 당대표 선출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